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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회사도 잘 모르는 영한 한영 번역 잘하는 팁

by 내사랑내사랑 2021. 8.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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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보니 번역사(번역가)

통번역 대학원 시절과 기업체에서 인하우스 번역사 그리고 현재 프리랜서로 번역을 하고 있는 기간을 합치면 번역이라는 놈과 함께한 지 7년의 세월이 지났다. 내가 다루는 외국어는 영어다. 가장 글로벌한 언어답게 가장 많은 한국인이 먼저 배우는 외국어다. 물론 중국어도 요즘은 인기가 많지만 아직은 영어가 더 기본이고 중국인과도 영어로 소통하는 경우도 흔하다. 물론 중국어 영어 다 잘하면 좋겠지만 사실 정말 전문적으로 들어가면 영어 한 가지 제대로 하는 것도 아주 어렵다. 사실 한국어도 그러하다.

 

난 어렸을적에도 영어라는 과목을 매우 좋아했다. 고등학교에서 일어를 3년 배우기도 했지만 이상하게 영어라는 외국어를 유독 더 좋아했다. 20대에 영어권 국가에 처음 지내면서 매일 현지인들과 영어를 사용한다는 그 자체가 너무 행복했다. 사실 통번역을 대학원을 진학하겠다고 결심한 것은 20대 후반이 지나 서다. 어떻게 보면 번역사로서의 삶을 아주 어릴 적부터 꿈꿔왔거나 계획을 했다고 할 수는 없다. 아무튼 현재는 대학원을 졸업한지도 벌써 수년의 세월이 흘렀고 다양한 번역 경험을 쌓다 보니 내가 앞으로 평생 할 일이 번역? 인가라는 생각을 곰곰이 해본다.

 

번역과 외국어 실력은 비례?

우선 영>한 또는 한>영 번역에 대해 썰을 풀기 전에 잠시 이 이야기는 꼭 하고 싶다.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외국어를 잘하면 당연히 번역 혹은 통역을 할 거라고 착각을 한다. 물론 본인이 하는 일이나 전공에 관련이 없으면 잘 모르는 것이 당연한 것이니까 충분히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외국어를 막론하고 어떤 외국어를 잘한다는 것과 번역이나 통역을 잘하는 것은 사실 전혀 다른 이야기다. 물론 번역을 하려면 기본적으로 해당 언어의 기본 실력이 필요한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외국어 실력 자체가 번역 실력은 절대 아니다. 생각보다 실제로 겪어보면 외국어보다 오히려 한국어를 잘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영한 번역에서는 그래야 더 자연스럽고 깔끔한 번역이 나온다. 외국에서 아무리 오래 살았어도(소위 말하는 교포) 무조건 번역을 잘할 수 없는 이유기도 하다. 난 교포는 아니지만 순수 국내파도 아니다. 적당한 해외 거주 경험이 있지만 나에겐 한국어가 완전한 모국어이고 영어가 외국어다. 

 

 

그러니까 쉽게 말하자면 당연히 외국어 실력도 엄청 중요하지만 의외로 그 이상으로 한국어 실력도 중요하다는 말이다. 절대로 외국어 실력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중요하지만 완전히 번역 실력과 정비례하지는 않는다는 의미다. 당연히 영어에서 한국어로 번역을 하려면 그 영어 원문을 읽고 완전히 이해를 해야한다. 단, 영어 원문을 완전히 이해하는 사람이 10명이라면 그 10명이다 좋은 번역을 하지는 못한다고 말하면 아마 이해가 쉬울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도저히 이 부분이 이해가 안 간다면 이렇게 생각해보자. 영어 리딩을 잘한다고 영어 스피킹이나 라이팅을 꼭 잘하진 않는다. 한국인이 잘 알고 있는 사례가 있다. 토익 점수가 900점인데 막상 영어 회화를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 이해하자.

 

번역이란? 

사전적으로 당연히 번역이 뭔지 모르는 사람은 없겠지만 그런 사전적인 의미의 번역이 아니라 진정한 번역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이다. 우리는 글로벌 시대에 살고 있다. 직업이 전문번역사가 아니어도 업무상 외국어를 사용하는 경우도 무수히 많다. 내가 생각하는 번역은 한 단어로 말하자면 "소통"이다. 통역은 "말"을 통한 소통이고 "번역"은 글을 통한 소통이다. 수단은 다르지만 결국 소통이라는 공통점이 있는 것이다. 요즘은 사실 영상 자막 번역이라는 새로운 큰 분야가 등장하면서 영상 자막 번역 시장이 엄청 성장하고 있다. 이 영상 자막 번역도 결국 목적은 소통이다.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번역이란 지구 상에 존재하는 모든 사람이 어떠한 형태로든 다른 언어로 작성되거나 제작된 무언가를 이해할 수 있도록 중간에 다리를 놓는 일이다. 이를 통해 오늘날과 같은 글로벌 시대에 지식, 정보, 기술 및 다양한 요소들이 국가와 경계를 초월하는 것이다.

 

 

좋은 번역이란? 번역을 잘하는 것?

그럼 대체 좋은 번역 혹은 번역을 잘하는 것은 무엇일까? 번역에 정답이 있을까? 좋은 번역과 나쁜 번역을 구분하는 기준이 있을까? 번역은 결국 소통이라고 했는데 사실 소통이라는 말 자체는 그 범위가 매우 넓다. 번역의 가장 기본인 소통만을 논하자면 외국어 실력이 있는 사람이 쉽게 번역을 할 수 있겠지만 만약 전문번역사 입장에서 접근하면 단순한 소통으로는 좋은 번역 혹은 번역 실력이 좋다고 말하기에 충분하지 않다. 내가 다루는 영어만을 예로 들어도 영어라는 언어는 한국어와 매우 다르다. 언어마다 고유한 구조와 표현이 있고 이러한 내용을 특정 상황에 맞게 해당 언어로 옮기는 능력이 필요하다. 이는 단순히 원문(출발어)을 이해하고 번역(도착어)하는 것과는 좀 다르다. 각 언어의 특성을 무시하고 그냥 글자 또는 단어 그대로 옮기는(아직까지 많은 경우 기계번역이 범하는 가장 큰 오류) 것은 좋은 번역이라고 할 수 없다. 해당 원문을 제대로 이해하는 능력, 이해한 내용을 도착어의 단어와 문장으로 표현하는 능력, 그리고 이들을 다시 글로 구성하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사실 실제 번역 시장에서 번역사들이 다루는 내용은 전문적인 분야가 많다. 번역사가 모든 분야에 깊은 지식을 갖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의료, 생명과학, 법률이나 IT와 같은 다양한 분야의 지식이 많으면 물론 좋지만 기본적으로 본인이 잘 다루지 않은 분야의 내용이라도 이를 이해할 수 있는 기본 능력이 중요하다.

 

영한 번역 팁

내가 현재는 사실상 영한 방향으로만 번역을 하므로 영한을 위주로 이야기를 하겠다. 나처럼 모국어가 한국어이고 영어가 외국어인 사람은 한영 번역보다 영한 번역이 더 쉽겠다라는 생각을 하는 경우가 많다. 나도 예전에 그랬다. 과연 그럴까? 꼭 그렇지 않다. 오히려 지금은 영한 번역이 더 까다로운 경우도 많다고 생각한다. 

이는 영어 원문을 보고 이해를 하고 원문에 의미를 파악할 수 없는 용어나 문장이 없다고 해도 이를 한국어로 제대로 옮기는 과정이 어렵기 때문이다. 위에도 언급했듯이 그냥 기본 개념인 소통 정도면 대충 옮겨도 어느 정도 의미가 통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건 전문 번역이 아니다. 그리고 번역을 잘하는 것은 더욱 아니다. 

 

 

1. 한국어와 영어의 구조적 차이

 

1) 대명사

 

- 영어와 한국어는 대명사 구조가 다르다. 영어는 You와 같은 주어가 있어야 문장이 성립하지만, 한국어에서는 이러한 주어를 생략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영어의 대명사는 가능하면 생략하거나 대명사로 번역을 하는 것이 보통 자연스럽니다. 그냥 정말 영어를 배우지 않은 사람이 봐도 이해하는 문장으로 간단하게 설명하면 아래와 같다.

 

I love you. 이런 문장이 있다. 이걸 굳이 "나는 널 사랑해"라고 번역을 할 이유가 없다. "사랑해" 이게 보통 우리가 하는 말 아닌가? 물론 문학적인 표현이나 느낌을 주려고 대명사를 번역해서 가정하는 경우가 있지만 이건 특수한 경우이고 보통 영어에서 저런 대명사 번역을 남발하면 좋은 번역이라고 하기 어렵다. 물론 그렇다고 모든 경우에 영어의 대명사를 한국어로 번역 시에 옮기지 않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어떤 학교 교실에서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다음 주 도내 수학대회에 누가 나가겠냐고 질문을 던지자, 한 학생이 "I will do it" 또는 I can do it"이라고 답했다고 하면 이런 경우 "제가 할게요" 또는 "제가 할 수 있어요" 이렇게 "제가"라는 주어가 들어가야 말이 된다.

 

결국 상황과 앞뒤 내용을 고려해 대명사를 적절하게 번역해야 한국어다운 한국어가 탄생한다.

 

2) 한국어 구조

 

간단한 예를 들면, 한국어에서는 이름이 나오고 그 뒤에 직함이나 직책이 나온다. President Lincoln을 링컨 대통령이라고 한국어로 보통 번역하지 대통령 링컨이라고 하지 않는다. 단어 대 단어 이런 일대일 번역이 아닌 각 문맥과 상황에 맞는 의미를 찾아 그에 어울리는 한국어 표현으로 번역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다. 

 

The late president was buried in National Cemetery.라는 문장이 있다고 가정하자. 어려운 단어도 없고 문장 구조도 간단하여 누구나 쉽게 의미를 파악할 수 있는 문장이다. 하지만 어떻게 제대로 번역할 것인가? 

 

고인이 된 대통령이 국립묘지에 묻혔습니다? 이런 번역이 가능하다. 물론 이해를 할 수 없는 번역은 아니고 오역이라고 볼 수 없다. 하지만 이게 좋은 번역?이라는 의문점이 든다.

 

 

그렇다면 위의 같은 문장을 다르게 번역한 경우를 보자.

 

"대통령이 국립묘지에 안장되었습니다" - 이 번역은 어떠한가? 일단 the late를 "고인이 된"으로 번역을 했는데 물론의 의미가 맞지만 어차피 국립묘지에 안장되는 사람은 당연히 사망한 사람이다. 빼더라도 전혀 의미가 변하거나 어색하지 않다. 그리고 물론 be buried 가 묻히다는 의미가 있지만 대통령을 국립묘지에 안장을 하지 묻었다고 말하진 않는다.

이러한 예는 정말 무궁무진하다. 본인이 정말 번역에 관심이 있고 좀 더 좋은 번역을 하고 싶다면 한국어로 쓰인 좋은 글을 많이 읽는 것도 좋다. 한국어에는 또 한국어에 맞는 표현이 있기 때문이다.

 

3) 영어 동사에 주목

 

좋은 번역은 단순히 언어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좋은 표현을 잘 선택하는지에 달려있다. 특히 영어 동사는 영한 번역에서 문장 끝 부분에 위치하므로 그 중요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우리가 가장 기본적으로 먼저 떠올리는 뜻이 아니라 문맥과 문장에 맞게 같은 영어 동사도 한국어로 전환 시에는 다른 더 좋은 표현을 쓰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역시 아주 쉬운 영어 동사 하나를 예를 들어보자. "experience"라는 단어가 있다 명사로 경험, 동사로는 "경험하다"가 아자 가장 먼저 떠오를 것이다. 그럼 과연 저 experience라는 명사 또는 동사를 '경험'이나 '경험하다'로 번역하는 것이 항상 정답일까? 절대 그렇지 않다. 최대한 간단한 예문을 통해서 예를 들자면 아래를 보라.

 

Many companies are experiencing negative effects from the Covid-19.

이 문장에 "experiencing" 이 사용되었다. 이 문장에서 굳이 저 단어를 "경험"이라고 번역하려면 오히려 자연스러운 번역이 어렵다. 많은 기업이 코로나 19로 인해 부정적인 영향을 "경험"하고 있다???? 한국인이라면 이런 한국어 문장을 보면 어색하다는 생각이 들 거다. '많은 기업이 코로나 19로 인해 부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혹은 뭐 '코로나 19가 많은 기업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런 번역도 가능하다. 심지어 좀 더 의역해서 많은 기업이 코로나 19로 타격을 받고 있다. 정말 가능한 번역은 많다. experience라는 동사도 문장에 따라 한국어로 다양한 번역이 가능한 것이다. 앞뒤 문맥과 쓰임에 따라 적절한 표현과 문장 구조를 찾아내는 것이 번역사가 해야 하는 일이다. 

 

 

4) 원문과 다르게 긍정은 부정, 부정은 긍정으로.

 

사실 외국어를 나름 좀 한다는 사람도 여기까지 생각하기는 쉽지 않다.  좀 더 좋은 번역 또는 상황에 따라서 더 적절한 번역이라는 개념은 그 기준이 1+1 = 2 이런 수학 공식과 같이 정답이 항상 존재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영어에서 긍정을 한국어 번역에서는 부정으로 또는 영어에서 부정을 한국어 번역에서는 긍정으로 바꾸는 것은 보통 번역 후 원문의 느낌이나 어감, 뉘앙스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고 생각이 들 때 유용한 방법이다.

 

아래와 같은 아주 간단한 영어 문장이 있다.

 

I was awake last night. - 나는 지난밤 깨어 있었다.

사실 오역도 아니고 의미는 분명하다. 하지만 다른 번역을 보자. 

 

"나는 간밤에 한숨도 못 잤다. 뉘앙스가 확 다르다. 영어 원문은 긍정문이지만 한국어 번역에서는 부정 표현을 사용했다.

이런 식으로 부정이냐 긍정이냐에 따라 전달되는 어감이 다를 수 있다. 

 

5) 영어의 형용사는 한국어 부사어 또는 서술어로

 

영어라는 언어는 유독 "형용사 + 명사" 구조가 많다. 물론 한국어에서도 이러한 구조가 있지만 영어 원문의 형용사 + 명사 구조에서 형용사는 서술어로 바꾸어야 의미 전달이 명확하다. 경우에 따라 영어 구조를 따라가도 의미 전달이 쉬운 경우도 있지만 문성 성분을 바꿔서 번역해야 더 좋은 경우가 많다.

 

She has lots of skills in teaching. 그녀는 가르치는 데 많은 기술을 가지고 있다.

위의 문장 번역을 보면 당연히 의미는 통한다. 저렇게 직역을 해도 의미는 통하지만 과연 좋은 번역인지는?

이렇게 번역하는 것은 어떨까? " 그녀는 강의를 잘한다." 

'much skill'을 꼭 "많은 기술"이라고 번역하는 틀에서 벗어날 수 있어야 한다. 물론 오역만 아니면 정말 상관없다고 하면 의미만 대충 통하면 다 번역이라고 하겠지만 이건 정말 외국어를 좀 알면 누구나 할 수 있는 번역이다. 

누가 봐도 오역은 당연히 좋은 번역이 아니지만 오역이 아닌 번역이 모두 좋은 번역이라고 할 수는 없다.

 

사실 이 외에도 영어에서 한국어로 번역 시에 관련된 내용은 더 많다. 언어와 번역이라는 자체가 방대한 한 분야이기에 정말 좀 더 자세하고 더 다양한 주변 주제를 어떻게 블로그 글 하나에 다 담을 수 있겠는가?

 

좋은 번역이란 결국 원문의 내용에 충실하면서 그 내용을 도착 언어의 표현과 구조에 맞게 잘 옮기냐 하는 문제이다. 모든 분야에서 항상 의견이 갈리는 논제가 있듯이 번역이라는 분야도 마찬가지다. 대표적인 예가 의역과 직역이다. 과연 지역이 옳은 것인지 아니면 의역이 옳은 것인지? 아니면 직역과 의역을 적절히 혼용하는 것이 가장 좋은 것인지?

번역사마다 아니 사람마다 생각이 조금은 다를 수 있는 부분이다. 단 일반적으로 자연스러운 의미 전달을 위해 어느 정도의 의역은 필요한 부분이긴 하지만 번역 자체가 완전한 창작(소설가)은 아니라 의역에도 그 경계는 분명히 있어야 한다.

 

또 좀 더 좋은 번역을 위해 원문에 내용을 빼거나 반대로 없는 내용을 번역에 덧붙이는 경우도 종종 있는데 이 역시 경계가 조금 애매한 부분이 있다. 물론 가장 좋은 것은 원문에 없는 말을 덧붙이지 않으면서 원문의 의미를 제대로 전달할 수 있는 것이다. 단, 이게 항상 쉽지는 않다는 게 문제라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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